둘만의 행복, 나만의 삶을 위해 거칠 것 없는 풍요로운 인생 추구

  웰빙(Well being)족: 물질적 가치 보다는 신체와 정신이 건강한 삶의 척도로 삼는 부류. 건강, 안정, 여유, 행복 등이 웰빙족의 키워드로 육체 건강과 마음의 안정을 최우선의 가치로 ..


[2003 딩크족] 둘만의 행복, 나만의 삶을 위해 거칠 것 없는 풍요로운 인생 추구… 다시 주목받는 맞벌이 부부 딩크족
 
2003년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 국가가 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의 출산율은 평균 1.17명으로 대표적인 저 출산국인 일본(1.33명) 프랑스(1.89)보다 낮은 수치다. 저출산의 배경에는 출산과 육아에 대해 여성의 가치관이 변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육아에 대한 부담은 예전에 비해 거의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여성들은 가능하면 늦게 결혼하고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 ‘딩크(더블 인컴, 노 키즈: Double Income, No Kids)족’들이 우리주변에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여성들 뿐 아니라 남성들도 출산을 기피하기는 마찬가지다. 개인의 행복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쪽으로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

이들은 부부 사이에 누군가가 끼어 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아이에 대한 양육 부담이 줄어들면서 자신들의 커리어를 추구하는데 더 몰두할 수 있고 서로 둘 만의 시간을 보다 충실하게 살 수 있다는 점이 ‘노 키즈’의 주요 배경이다. 딩크족은 교육 수준이 높은 전문직 종사자들 중에 많은 것도 특징이다. 이들은 부부간에 비교적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민주적인 퍼스낼리티를 추구한다.
 
>> 웰빙족
부부가 만들어가는 라이프 스타일
 
조성민(37)ㆍ고은영(36) 부부는 전형적인 서울 강남의 ‘딩크족’이다. 증권사 펀드매니저 출신인 남편 조씨는 주식 사이버 트레이딩 시스템을 기획ㆍ제작하는 벤처 기업인 텍슨시스템 대표로 낮에는 회사 업무에 매달리지만 저녁에는 옷을 갈아입고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로 향한다. 조 씨는 이 곳에 단골 고객 300여명을 둔 100평 규모의 보드게임 카페 ‘주만지’를 운영하고 있다.

부인 고씨는 삼성전자의 디자인 경영 센터의 디자인 연구소에서 책임 연구원이자 10년 경력의 컬러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핸드폰이나 냉장고 등 각종 가전 제품들에 어떤 색깔을 어떻게 입히는 것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지를 연구한다.

또 틈틈이 이화여대 색채 연구소 강사로도 활동을 하고 있다. 결혼 생활 7년째인 이들은 주중에는 자신의 일과 취미 생활에 푹 빠져 따로 활동하면서 주말에만 같이 노는 주말 부부다.
남편 조 씨는 주중이면 회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압구정동으로 발길을 옮긴다. 그곳에서 밤 12시까지 카페 고객들에게 250여 개에 달하는 각종 보드게임의 놀이방식을 설명해 주는 가이드로 카페운영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일에서 받는 모든 스트레스를 게임을 하면서 푼다”는 조 씨는 국내에 바퀴 달린 신발 ‘힐리스’가 소개되기 이전, 미국에 직접 주문해 이를 사 신고 다닌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족’이다. 인라인 스케이트와 스노우 보드는 기본으로 해, 제트 스키와 윈드 서핑에 까지 뛰어든 스피드 광이다.
부인 고 씨도 이에 못 지 않게 다양한 취미 활동을 즐긴다. 주중 3번 이상은 헬스 클럽을 찾아 흠뻑 땀을 적신다. 또 인라인 스케이트 동호회에 참여해 강변을 따라 압구정동~여의도를 단숨에 주파하며 체력의 한계에 도전한다. 그 뿐 만이 아니다. 일 주일에 1번 정도는 빠짐없이 요가와 스파를 즐기며 심신을 풀어주는 ‘웰빙(well being)족’이다.

이들 부부는 ‘더블 인컴(Double Income)’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커, 생활의 여유로움이 남들 보다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서로의 월급이 어느 정도 인지 알지 못한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결혼전과 같이 서로의 통장을 따로 관리한다.

이들 부부의 ‘더블 인컴’은 저축을 위한 것이 아니라 ‘즐긴다’는 목표를 위한 것이다. 자가용으로 체어맨을 타는 남편 조씨는 “40세 이전에 포르쉐를 모는 것이 꿈”이고, 부인 고씨는 BMW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부동산은 소유하지 않는다”는 것이 남편 조 씨의 생활 철학. 일산에 24평형 아파트를 전세 놓고 지금은 시부모와 같이 살고 있다. 아침 식사로 시어머니가 직접 만든 샌드위치를 들고 출근하는 이들 부부는 시부모의 도움을 받는 등 주변 여건이 다른 부부와는 확연히 차별된다. 다만 파출부 비용 등 생활비는 서로 월급에서 일정 부분을 갹출해 공동 생활비로 모아 사용한다.

이들 부부의 집엔 쌀이 없다. 즉석 쌀밥 등 만약을 대비한 인스턴트 음식 만이 있을 뿐이다. 결혼 첫 두 해에는 집에서 직접 밥을 해먹었지만, 서로의 생활이 바쁘다 보니 따로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늘면서 쌀독에 쌀이 떨어진 지 5년이 지났다.

남편 역시 부인이 요리하는 것을 싫어한다. 시간만 된다면 함께 이곳 저곳 맛있는 집을 찾아 다니며 사먹으면 되니까. 단지 서로의 스케줄에 맞춰 생활하다 보면 같이 먹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 단지 아쉬울 뿐이다. 조 씨는 “처음 결혼해 신부 수업 겸 2년 정도 부인이 무슨 반찬을 할지 고민하는 것이 싫었다”며 “일을 마치고 돌아와 오히려 시간만 있다면 같이 즐겁게 놀고 함께 쉬는 편이 나은 것 아니냐”고 되묻는다.
2세에 대한 생각은 남편이 결혼 전제 조건으로 불요(不要)를 내걸었다. 선택적인 판단이었다. 둘만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자녀 양육에 수년간 뺏기기에는 싫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들은 아이가 없는 대신 애견을 키우는 ‘딩펫(딩크+펫)족’ 이기도 하다. 아이가 없어 허전한 심정은 애완 동물로 대신한다. 재팬니스칭 종의 암컷 ‘퐁이’와 미어처 슈나우저 혈통의 수컷 ‘짱이’가 이들의 친구다.
 
◇ 웰빙(Well being)족: 물질적 가치 보다는 신체와 정신이 건강한 삶의 척도로 삼는 부류. 건강, 안정, 여유, 행복 등이 웰빙족의 키워드로 육체 건강과 마음의 안정을 최우선의 가치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