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구매 요주의-불법유통 TV 구매사례

  불법유통 TV 탓에 고객도 울고, 삼성도 울고..  “이씨가 구입한 제품은 미 군납제품으로 국내유통이 금지된 것이라 원칙상으로는 군납서비스 네트워크에서 책임져야 한다”며 부정한 경로로 입수한 물건을 판매한 상인 때문에 삼성과 이씨 양쪽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된 셈..


혼수 구매시 요주의 - 불법유통 미군납 TV 구매사례
 
회사원 이용민(32·경기도 광주시)씨는 지난 9월 26일 출근하기 전 잠시 TV를 켰다가 TV화면의 반 이상이 나오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이씨의 TV는 작년 9월 말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내 상가에서360만원에 구입한 42인치 LCD형 삼성제품. 구입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으니 당연히 무상 AS가 되리라고 기대한 이씨는 삼성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했다. 그러나 다음날 찾아온 서비스센터 직원은 “이 모델은 수출용이라 부품이 없으니 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테크노마트에서 산 TV가 미 군납용이라니?”
 
제품구입 당시 모델이 수출용이라는 설명을 들은 적이 없었던 이씨는 다음날 제품을 구입한 매장을 찾아갔으나 이미 주인이 바뀌고 없어 헛수고만 한 채 돌아와야 했다. 비싼 TV가 무용지물이 되고만 데 속이 상한 이씨는 다시 삼성 서비스센터에 연락을 했으나 서비스센터 직원은 한 술 더 떠 “이 제품은 수출형이라 우리 책임이 아니다”고 답할 뿐이었다.
 
화가난 이씨는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수출형인지 모르고 산 게 잘못일 수는 있지만 수출형도 삼성 제품인데 서비스를 못하겠으면 환불해 달라”는 항의글을 올렸다. 그러나 며칠 후에 돌아온 답변은 “당신이 구입한 제품은 미 군납용이니 미군PX를 통해 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수리라도 받을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던 그는 삼성에서 알려준 미 군납제품 센터로 전화를 했다가 “운임료 15만원에 수리비는 견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당연히 유상”이라는 답을 듣고 황당함을 금할 수 없었다.
 
◆ “삼성 TV 조심하세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그는 지난 15일 chosun.com 소비자 고발클럽 게시판 에 ‘삼성TV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때까지 그가 겪은 일들을 낱낱이 밝혔고 게시판은 곧 수십 개의 답글로 후끈 달아올랐다.
“판매처에 따질 일을 왜 삼성에 따지냐”, “나는 삼성제품 잘만 쓰고 있다”등 삼성을 옹호하는 내용의 글들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삼성을 비판했다. 네티즌 김영경씨는 “친정에 있던 삼성 가전제품이 문제가 많아 혼수는 모두 타사제품으로 했다”며 “삼성의 겉치레 광고에는 더 이상 속지 않는다”고 했다. 네티즌 정희종씨는 “삼성이 대단한 인적자원을 갖춘 회사이긴 하지만 전자제품 수준은 낮다”고 했으며 네티즌 김기명씨는 “삼성은 고객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삼성은 대오각성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 불법유통 TV 탓에 고객도 울고, 삼성도 울고
 
이후 삼성전자 고객지원실측은 17일 오전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하고 “영업부측과 상의해 보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이용민씨는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현재까지 상황)’이라는 제목의 글을 chosun.com 소비자고발클럽에 다시 올려 자신을 지지해준 네티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씨는 같은 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객지원센터 상담원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주려하지 않고 담당자와 연계해주기를 꺼리면서 형식적인 답변만 되풀이하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chosun.com에 글을 남겼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CS경영센터 고객지원실 관계자는 “이씨가 구입한 제품은 미 군납제품으로 국내유통이 금지된 것이라 원칙상으로는 군납서비스 네트워크에서 책임져야 한다”며 “미군 PX에서 유출된 양주가 국내시장에 유통된 것과 비슷한 사례인 것 같다”고 했다. 결국 부정한 경로로 입수한 물건을 판매한 상인 때문에 삼성과 이씨 양쪽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된 셈이다.
 
이 관계자는 또 “소매상이 비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입수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까지 우리가 제어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고객이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인터넷상에 글을 올리기까지 하니 본사 이미지가 실추될 우려가 있어 고객이 원하는 보상을 해 주는 차원에서 이 건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